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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을 하면 나날이 할일이 늘어가고, 도를 깨달으면 나날이 할일이 줄어든다. - 도덕경 48중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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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을 하면 나날이 할일이 늘어가고, 도를 깨달으면 나날이 할일이 줄어든다. - 도덕경 48중

HappyGod 2024. 1. 2.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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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을 하면 나날이 할 일이 늘어가고, 도를 깨달으면 나날이 할 일이 줄어든다. 줄이고 또 줄여서 하는 일이 없는 경지에 이른다.
하는 일이 없다는 것은 아무것도 안 한다는 것이 아니다. 천하를 차지하는 것은 언제나 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하는 일이 있다면 천하를 차지하기에 부족하다.
- 노자 <도덕경> 48장 중에서

여기서 "학문"은 지식이다. 많은 공부를 하여 다양한 지식을 얻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알면 알수록 궁금한 것이 더 많아진다. 그래서 모르는 게 약이라고 하는 것일까? 무언가 배우려고 마음을 먹으면 그 과정은 끊임이 없다. 이 세상에는 우리가 보지 못한 책이 굉장히 많다. 우리가 모르는 사실 또한 얼마나 많은가? 따라서 지식을 얻으려고 학문을 하면 할수록 할 일이 늘어가게 마련이다.

이런 학문과 대비되는 "도"는 지혜라고 할 수 있다. 지혜를 깨달으면 우리의 수고로움이 덜어진다. 이러한 지혜를 공자는 "일관지도(一貫之道)"라고 표현했다.

공자의 제자가 공자에게 물었다.
"공자님은 어떻게 그렇게 모든 것들을 다 알고 계십니까?"
이 질문에 공자가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모든 것을 다 배우고 외워서 아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한 가지로 꿰고 있는 도(一貫之道)를 알기 때문이다.
- <논어> 위령공 편 중에서 

공자나 노자가 말한 최고의 지혜는 동양고전의 출발점인 도를 깨닫는 것이다. 이 출발점에서 공자는 '유위(有爲)', 즉 인(仁)을 통해 인간 세계를 말하고, 노자는 무위(無爲), 즉 '쿨'한 자연 세계를 말한다. 공자와 맹자가 발산하는 천재로서 핫(hot)하다면, 노자와 장자는 수렴하는 천재이기에 쿨(cool)했던 것이다. 동전의 양면인 셈이다.

그런데 노자의 무위란 '무불위(無不爲)', 즉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아니다. 무위란 인간이 태어나서 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일을 먼저 해야 한다는 뜻이다. 사소하고 개인적인 일에 신경을 쓰다 보면 결국 후회하게 마련이다. 무위자연을 아무것도 안 하고 자연 속에서 아무 생각 없이 사는 것이라 생각한다면 노자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 셈이다.

노자가 말하는 무위자연이란 현실의 냉정함을 깨달으라는 의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외로움을 받아들이고, 고독을 이해해야 한다. 외로움과 고독을 알고, 자기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판단하여 '쿨'하게 행동하라는 것이다. 그럴 경우, 우리는 노자가 말한 '취천하(取天下)', 즉 최고의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 출처 : 고1 책상위에 동양고전 / 김이수 지음 / 움직이는 서재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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